상품 너무 좋아요^^ 구구절절하게 사연을 적어본다면 저희집 고양이가 귀리를 좋아한다는것은 일찍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사인 저는 식물을 기르는데 소질이 없었고 제일 처음 길렀던 귀리 외에는 족족 실패했습니다. 심지어 다이소에서 저렴히 산 귀리는 운이 나빳던건지 싹이 단 세 싹만 올라왔습다. 그 싹이라도 먹어보겠다고 화분에 메달리던 고양이를 저는 잊지 못합니다. 저희집 고양이... 간식 별로 안 좋아합니다. 육식으로 태어났으나 입맛이 초식인건지 귀리만 보면 늘 반쯤 미쳐 달려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풀을 못 키우는 못난 주인이라 항상 미안해 해야했습니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 많이 심어보자 하고 이곳에서 큰 화분으로 된 귀리 키우기 세트를 샀습니다. 큰 박스에 택배가 왔었는데 열어보곤 생각보다 더 큰 느낌인 화분에 놀랐고 새삼스럽게 10L의 배양토에 또 놀랐고 양도 많은데다 컨디션도 좋아보이는 귀리싹에 3번 놀랬습니다. 이거면 된다 실패할 일 없겠다! 기뻐날뛰며 받은 날 밤에 정성을 다해 귀리를 심었습니다. 하지만 3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 없던 귀리 화분을 보며 좌절했습니다. 이번엔 똑바로 한것같은데 날씨탓인가 괜히 날씨를 원망도 해봤습니다. 그러고 귀리화분을 들쳐보는 순간부직포를 뚫고 내려온 귀리 수많은 뿌리들... 좋은 건 둘째치고 이번엔 확실히 제대로 된 제배세트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징그럽게 삐져나와 있었습니다. 곧 흙 위로도 푸릇한 소식이 오겠구나... 5일 째 되는 날 귀리 위에 깐 배양토들이 엄청나게 부풀어 오르더니 싹이 하나씩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이 6일 차인지 7일 차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집 고양이에게는 귀리의 존재를 숨기고 있었습니다. 숨기지않으면 남아나지않기에. 하지만 올라온 어린 싹들을 보면서 퇴근 후에 제가 참지못하고 봉인을 풀어버렸습니다. 저희 고양이는 귀리를 잘라쥐고 집안을 누비는 저를 미친 듯 울며 쫓아다녔고 작은 솜방망이로 귀리싹을 들고있는 제 주먹을 귀엽게 두드립니다. 귀리에게는 어떤 엔딩일지 모르겠지만 저와 한 마리 고양이에게는 해피엔딩이네요^^"앉아!"도 할 뻔 했는데 참을 수 없던건지 바로 일어서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