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간 질리도록 스페셜 모닝 에그 토스트만 처묵처묵한 업군이 돌아왔습니다. (뭔가 배가 더 나온 듯한 썩 유쾌하지 않은 느낌)
사실 할 줄 아는 요리가 없어 한주간 토스트만 신물나게 먹어댔더니 더이상 스페셜 모닝 에그 토스트가 스페셜하지 않은거에요.
역시 세상사 뭐든지간에 지나친 구간반복은 쉽게 질리는 법.
더이상 스페셜하지 않은 아이와 이별한 후 전 살찐 하이에나로 빙의해 다른 먹거리를 찾아 헤맸습니다.
참고로 제 기준에 부합하는 요리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죠.
그 조건이 뭐냐하면,
첫째, 쉬워야 한다!
둘째, 간단해야 한다!
셋째, 내가 할 수 있어야 한다!
...뭐 결국 다 똑같은 얘기로군요.
여하튼 이렇게 까다로운 오디션을 통과한 유쾌상쾌통쾌한 신메뉴 발견!
이름하야,
'웨지감자'(두둥)
라는 요리같지도 않은 요리 발견ㅋ
웨지? 왜지? 뭐지? 호프집에서 많이 본 녀석인데 어째서 이름이 웨지인 걸까라는 뜬금없는 호기심.
웨지감자를 서양감자칩 정도로 추측한 좁쌀만한 추리력을 비웃듯이 웨지는 wedge(쐐기)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군요.
그래서 감자모양새가 그런가봅니다.
애니웨이,
시작해 봅시다.
오늘의 재료 : 감자, 소금, 후추, 파슬리 가루(아싸, 집에 다 있음)
일단 감자를 단호하게 썰어줍니다.
감자껍질을 살려주는 게 웨지감자의 매력이지만, 전 좁쌀만큼 의심가는 농약때문에 과감히 벗겨줬어요.
(저같은 사람들은 직접 밭매고 농작물 수확해서 먹고 살아야 할 듯.)
어쨌든 감자를 웨지하게 썰어줬으면 웨지감자의 핵심포인트는 이것으로 끝.-_-
이제 소금, 후추, 파슬리 좀 뿌리고 오븐에 구워주면 끝이지만,
어무이~! 전 오븐이 없어요...!!! ㅠㅍㅠ;;;;;;;
이것 참 난처...
"얘야, 어디 오븐이 참 좋다더라아~ 커허헛"
할 며느리도 없으니 전 오븐없이 가볼랍니다. :)
그럼 삶아야지요.
적당히 삶아졌으면 건져 내신 후
버터 한숟갈 듬뿍 프라이팬에 녹여준 후
중불에 구워줍니다.
오븐이 없으니 참 번거롭죠잉~
소금도 소금소금 뿌리고,
후추도 후추후추 뿌리고,
노릿노릿 제법 완성의 기미가 보입니다.
이제 자주 가시는 호프집 웨지감자와 비슷해 질 때까지 구우시면 완성(?).
참, 파슬리 가루도 뿌려주시면 미감이 더 좋아지겠죠~?ㅎ
제가 가던 호프는 좀 태워 먹더라구요.............
어쨌든 이왕 굽는 김에 옆에 놀던 양파와 파프리카 나부랭이들도 좀 구워줬습니다. 그냥........
노릿노릿. 읏흥~
경건하게 앉아 고요하고 거룩한 가운데 한점 맛을 봅니다.
그리고 자체평가를 해 봅니다.
이번 요리는 대실패.
단언컨대, 웨지감자의 완성은 맥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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